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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야기

지석영, 서양의 종두법을 배우다

 

 

 

 

지석영, 서양의 종두법을 배우다


1879년 전국에 천연두가 창궐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수많은 어린이들이 생명을 잃었다. 지석영의 조카딸도 그해 사망했다. 한의학을 공부했던 지석영은 천연두의 창궐에 한의학의 무력함을 통감했다. 서양에서 실시하고 있는 종두법이라는 것을 조선의 아이들에게 시행할 수 있다면 수많은 목숨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안타까웠다. 

3년 전 스승인 한의사 박영선(朴永善)이 수신사로 일본에 다녀오면서 도쿄 순천당의원 의사에게 우두종두법을 배우고 일본인이 쓴 [종두귀감]이라는 책 한 권을 갖고 돌아왔다. 박영선은 그가 배운 종두법과 그 책을 제자들에게 강의했는데, 지석영도 그 가운데 한 명이었다.책을 읽고 강의를 들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런 지석영의 귀에 당시 부산에서 일본 거류민의 치료를 위해 의료행위를 하고 있던 제생의원 원장과 해군 군의관이 종두법을 알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가난했던 지석영은 20일 동안 걸어서 부산 제생병원을 찾아가 필담으로 자신의 뜻을 전했다. 그 열의에 감복한 원장은 종두법을 가르쳐주기로 하고, 대신 지석영은 당시 일본인 거류민들이 편찬준비를 하고 있던 일본인들을 위한 한국어 사전 작업을 도와주기로 했다. 

그렇게 부산에서 보낸 두 달이라는 시간은, 서양의 종두법을 배우고 서양 의학의 우수성을 확인한 지석영이 이후 서양 의학을 도입하는 계기가 됨과 동시에 국문학에 관심을 갖는 기회도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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