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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이야기

인절미 역사

 

말랑말랑한 인절미


인절미는 잡곡이 많이 나는 황해도와 평안도에서 많이 만들었다고 한다. 찰곡식으로 만드는데 흔히 불린 찹쌀을 쪄서 오랫동안 쳐서 덩이지게 하여 이를 칼로 베어 콩고물이나 팥고물을 묻힌다. 찹쌀 외에 차조와 차기장으로도 만든다. 조인절미는 좁쌀만으로 하거나 찹쌀과 반씩 섞어서 만들며 생동쌀(차조의 일종)로도 만든다. 찰떡을 칠 때 데친 쑥을 섞으면 쑥인절미, 씨 뺀 대추를 이겨서 섞으면 대추인절미가 된다.

쑥굴리는 인절미처럼 찹쌀로 만들되 만드는 과정이 다르다. 남쪽 지방에서 봄이면 별미로 만들어 먹는 떡인데, 쑥을 끓는 물에 데쳐 충분히 쳐서 떡을 칠 때 섞는다. 『시의전서』에서는 “어린 쑥을 씻어서 살짝 데쳐 물을 꼭 짠 다음 찧어서 지에밥(찹쌀, 멥쌀 등을 시루에 쪄서 만든 밥) 칠 때 한데 넣어 친다”고 하였다.

대추인절미를 만들 때는 대추를 잘게 썰어서 쌀을 칠 때 섞기도 하지만 『시의전서』에서는 “좋은 찹쌀을 담가 흠씬 불린 후 건지고 떡 한 말을 하려면 대추 한 말을 씨를 발라 지에밥을 찔 때 얹어 찌면 좋다. 거피팥 고물이나 콩가루를 묻힌다”고 하였으니 찹쌀을 찔 때 같이 쪄내어 그대로 치대어 만들기도 한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을 보면 “좋은 찹쌀을 깨끗이 씻어 불려서 시루에 안치고 소금물을 조금 쳐서 섞은 후 찐다. 보자기에 싸서 안반에 놓고 떡메로 지근지근 주무르듯 쳐서 떨어지지 않을 정도가 되면 보자기를 벗기고 쌀알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오랫동안 친다. 썰어서 거피한 팥이나 콩가루를 묻히고 꿀을 찍어 먹는다”고 하였다. 인절미를 만들 때 중요한 점은 멥쌀이 섞이면 안 되고, 찔 때 소금물을 주면서 쪄야 하며, 찐 찹쌀을 칠 때에 먼저 보자기에 싸서 치다가 덩이가 되면 보자기를 벗기고 더 오래 치는 것이 요령이다.

궁중의 잔치 음식 기록인 『원행을묘정리의궤』(1795년)에 나오는 ‘각색인절병(引切餠(인절병))’에는 찹쌀 2말, 팥 5되, 대추 5되, 석이 5되, 건시 2곶, 깨 2되, 잣 2되, 꿀 1되의 재료가 쓰였다. 재료로 보아 거피팥 고물을 묻힌 대추인절미와 잣가루 고물을 묻힌 석이인절미, 깨 고물을 묻힌 건시인절미의 세 가지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1873년의 잔치에는 ‘은절병(銀切餠)’이 나오는데 재료는 나와 있지 않다. 한자로는 ‘引切餠(인절병)’, ‘印切餠(인절병)’ ‘引截米(인절미)’ 등으로 기록했으며, 중국에도 이 떡에 대한 기록이 몇 군데 남아 있다. 고려 시대 『고려사』에는 종묘 제사에 올린 떡으로 쌀떡(白餠(백병)), 수수떡(黑餠(흑병)), 인절미(粉餈(분자)), 술떡(酏食(이식)) 등이 나오며 조선 시대의 종묘 대제에도 같은 떡을 올렸다.

인절미는 예부터 황해도의 연안 인절미를 으뜸으로 꼽는다. 『규합총서』에서는 “연안 것이 나라 안에서 제일이니, 만드는 법을 보면 찹쌀을 멥쌀 하나 없이 가려서 더운물에 담가 날마다 물 갈기를 사오 일 한 후에 건져서 무르녹게 찐다. 그런 다음 오랫동안 치는 것이 좋다. 대추를 가늘게 두드려 떡 칠 때 넣고 볶은 팥을 묻혀 굳힌다”고 하였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연안 인절미는 진품 찹쌀만을 사용해 통째로 찌지 않고 가루를 내어 쪄서 많이 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